(채권/전망)-2월 금통위 미리보기와 '3월 효과' - Reuters News
서울, 2월21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채권시장은 2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이뤄지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국회 현안보고 발언을 반영하며 변동성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3.7%에 육박하면서 국채선물 매수로 돌아선 외국인의 움직임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시 시장금리가 이 정도 속도로, 이 정도 규모로 오를 일이 있을까 했는데 실제로 그 일이 벌어졌다. 미국 경제지표가 견조한 가운데 물가 하락세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연방준비제도 위원들이 공포탄을 쏘아대니 이렇게 됐다.
채권시장이 여기까지 온 건 결국 환율 때문이다. 지난달 금통위 당시 1230원대였던 달러/원 환율이 1300원을 다시 위협하는 수준까지 올라오면서 모든 게 바뀌었다.
국내 시장의 통화정책 경로 기대가 환율 안정을 위협한다는 판단이 들 경우 금통위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부담이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이번 금통위 회의에서 금리 인상 소수의견이 나오거나 이창용 총재가 3개월 점도표를 통해 시장의 기대 수준을 조정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환율 급등과 함께 3.75%를 열어놓자는 금통위원 숫자가 늘어남으로써 통화 당국이 시장에 일정 부분 시그널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회의에서 발언자로 나선다. 과연 이 총재가 지난해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처럼 '미국 통화정책 예상 실패'를 자인할지가 관건이다. 미국 통화정책 기대가 바뀌었으니 우리도 최종금리 수준의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발언하면 채권시장이 또 한 번 흔들릴 여지가 있다.
하지만 미국 통화정책 경로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에서 국내 시장은 이미 추가 인상의 버퍼를 마련해놓고 있다.
더구나 3월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무시해선 안된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이뤄진 후 3월 들어 전세계 모든 물가 지표가 들썩였던 것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천연가스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글로벌 통화정책과 물가 전망에 '게임체인저'가 됐던 것을 잊어선 안된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3월부터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자.
기저효과로 물가가 눌리는 과정에서 시차를 두고 하방압력을 키울 주택가격이 조금씩 눌러준다면 '디스인플레이션' 추세를 확인하는 건 크게 어렵지 않다. 여기서 고용 등 경기지표가 한 두번 시장 예상을 하회하기만 하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전개가 나타나지 않으리라고 자신할 수 없다.
이 총재가 새롭게 시도한 포워드 가이던스를 차치하면 금통위가 그동안 경기와 물가 경로 전망을 통해 실질적인 포워드 가이던스를 제시해 왔다.
한은이 국내 경기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물가는 기존 전망을 유지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당장 통화정책 경로가 크게 바뀔 가능성도 제한적이다.
지금과 같은 통화정책 분기점에서 분위기는 돌아서면 한순간이다. 밀릴 때마다 매수 접근 관점은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