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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전망)-누가 대출금리를 올렸나?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3. 2. 16.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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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2월16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채권시장은 미국의 소비지표 호조와 미국 금리 상승 여파로 소폭 약세 출발할 전망이다. 국고채 3년물 기준 3.5% 위에서 대기매수세가 또 한 번 유입될 것으로 보이는데 외국인의 선물 매도 지속 여부와 환율 움직임이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1월 소매판매가 계절 조정 기준 전월보다 3.0% 늘어난 6천970억 달러로 집계됐다. 1.9% 증가를 예상했던 시장 컨센서스를 가뿐히 넘어선 수치다.

인플레이션 하락 속도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고용과 소비가 여전히 견조해 연방준비제도가 긴축 기조를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주장이 늘고 있다.

물가는 더디지만 슬금슬금 안정을 찾아가고 소비와 고용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경기 연착륙, 또는 무착륙 시나리오다.

연준은 지난해 3월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해 '제로 금리 시대'를 마감한 뒤 40년래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4차례 연속 75bp 금리 인상을 포함해 8차례 금리를 올린 바 있다.

전례없는 속도의 500bp 금리인상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는 현재 경기에 아무런 후폭풍 없이 물가상승세만 잡아낸다면 진정 연준의 승리일 것이다.

아마 작년 9월까지 한국은행도 비슷한 생각을 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처음엔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던 레고랜드 사태를 통해 크레딧시장의 혼란이 불지펴지면서 국내 금융시장은 붕괴 직전까지 치달았다.

미국은 다를 수 있다는 사람들이 지금은 많으니 일단 인정하자. 미국 경제의 연착륙, 무착륙 시나리오를 현 시점에선 대세로 보고 다시 국내로 시선을 돌려보자.

지금 현재 국내 사정은 어떠한가? 물가는 하향안정세이고 소비와 고용은 아직은 견조해 보인다.

하지만 수면 아래로 들어가보면 현재 국내시장이 지난해 연말 금융, 통화당국의 무차별 금융완화 조치로 지지되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부동산 PF를 둘러싼 폭탄돌리기는 현재진행형인데 당국의 전방위 조치에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고물가, 고금리 속에 경기침체 전망이 두드러지면서 소비 심리마저 타격을 입을 경우 상황은 다시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1월까지 기준금리를 3.5%까지 인상했지만 거기까지다. 대통령은 누가 대출금리를 올린 것이냐며 주모자 색출을 지시했고 애꿎은 시중은행들만 몰매를 맞고 있다. 금융당국은 누가 대출금리를 올린 건지 철저하게 조사하겠다며 변죽을 올리고 있다. 다만 우리는 누가 대출금리를 올린 건지 알고 있다.

미국의 연착륙 시나리오가 사실로 판명된다고 하더라도 국내 통화정책의 경로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는 이유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전기·가스요금에 대해 “서민 부담이 최소화되도록 폭과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당장 2분기 전기·가스요금 인상폭은 제한될 가능성이 커졌다. 하반기부터는 내년 국회의원 선거 국면이 본격화될 수밖에 없는 만큼 공공요금 인상 시도는 더 어려워질 수 있다.

경기 연착륙 때문이든 무착륙 때문이든 미국이 금리인상을 멈추면 한국의 통화정책 시계는 돌려질 수밖에 없다고 보는 이유다.

미국 금리 상승, 원화 약세와 함께 외국인이 국채선물 롱포지션을 줄이는 과정에서 채권시장의 조정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올해 국내시장을 바라보는 큰 그림에는 변화가 없다. 시장이 밀릴 때마다 지속적으로 포지션을 확충해 나갈 수밖에 없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