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전망)-인하 베팅의 되돌림과 환율의 방향 - Reuters News
서울, 2월7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채권시장은 미국 국채금리와 달러/원 환율 상승 영향으로 약세 출발할 전망이다. 다만 국고채 3년물 3.3% 위에선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될 것으로 보여 장중 등락폭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고용지표 발표에 따른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고용보고서 발표 직전 4.08%까지 떨어졌던 미국 국채 2년물 수익률이 4.48% 수준까지 올라왔다.
연준이 '연내 금리 인하를 기대하지 말라'는 강경 시그널을 반복해도 시장이 견조했던 건 데이터 자체에 비중을 둔 해석 덕택이었다.
물가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경기 지표가 하강 쪽으로 움직이고 있는 만큼 금리의 방향을 잡고 있는 건 트렌드의 속도라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었다. 현 시점에선 향후 물가와 경기의 둔화 속도를 예단하기 어려우니 일단 방향성에서 우위를 잡은 롱이 끌고 나간 것이다.
하지만 마지막 퍼즐이었던 고용지표가 움직이지 않으면서 다시 심리의 추가 움직이고 있다.
시장 전망치를 세 배 가까이 웃돈 고용증가세가 계속 이어질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정도 수준의 지표가 나오는 상황에서 경기침체를 단언하고 움직이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고용지표가 실물경제를 후행하는 경향을 감안하면 하반기나 되어야 고용지표에도 의미있는 변화가 반영될 수 있다는 생각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
최종금리로 4.9%를 바라봤던 시장의 시각이 연방준비제도의 전망치(5.1%)로 수렴해가는 것과 동시에 금리인하 시점에 대한 기대치도 조정을 받는 모습이다.
헤드라인으로 50만 명이 뜨면서 미국의 고용지표가 언제부터 분명한 둔화 흐름을 보일지 영점을 잡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떠올랐던 연준의 8월 금리인하 전망이 타격을 입고 포지션이 일부 되돌려지는 과정으로 봐야 할 듯하다.
국내 시장참가자들은 달러/원 환율 반등 흐름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
연초 원화 강세를 추동했던 중국의 리오프닝 기대감이 중국 정찰풍선 사태와 관련한 미국과 중국의 갈등 격화로 희석되는 모양새다.
여기에 예상보다 견조한 미국 고용이 가세하며 달러/원 환율 상승을 이끌고 있다. 달러/원 환율이 반등하는 구도는 원화채 시장 전반의 매수심리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다만 이 논리가 통하는 건 3년물 기준 3.3% 밑에서다.
미국의 고용이 현재의 추이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기 쉽지 않은 게 현실이고 연준이 상반기에 금리인상 사이클의 종료를 선언할 가능성 자체가 사라진 것도 아니다. 연준이 금리인상을 멈추면 국내 통화당국은 좀 더 자유롭게 부동산 등 국내 금융안정에 무게를 둔 정책을 펴 나갈 수 있다.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국내 통화정책의 경로, 현재 수준에서 시장금리가 얼마나 떨어질 것인가에 대한 기대수익률 등을 감안하면 밀릴 때마다 포지션을 확충하려는 시도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3년물 3.3% 위에서는 금리 하락 '버퍼'에 대한 인식 때문에 매수세가 더 강해질 여지도 있다.
연초에 이렇다 할 포지션 구축을 하지 못한 하우스 입장에서는 기회가 올 때마다 채워 넣을 수밖에 없다. 전반적으로 시장이 밀릴 때는 10년물 위주의 커브 플래트너, 강해질 때는 2년물 위주의 스티프너로 접근하는 양상은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