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CD금리-기준금리 역전 초읽기..MMF 자금집중과 3% 은대금리 효과 - Reuters News
서울, 2월2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3개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기준금리와의 역전 초읽기에 들어갔다.
국고채 1년부터 50년물 금리까지 모두 기준금리를 하회하는 등 연초 현물 채권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했는데도 포트폴리오 효과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머니마켓펀드(MMF)로 자금이 집중된 여파다.
▲ CD 금리 기준금리 역전 '초읽기'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6일 오전 3개월 CD 금리는 전날보다 4bp 하락한 3.55%에 고시됐다. 지난해 연말 3.98%였던 CD 금리는 올해 들어 43bp 하락한 상황이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현재 추이를 감안할 때 CD 금리가 기준금리를 역전하는 건 시간 문제라는 게 시장 참가자들의 진단이다.
CD 금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한 지난달 13일에 3.87%에서 3.88%로 1bp 오른 뒤에는 하락세를 보여 낙폭을 키워오고 있다.
지난해 연말을 기점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 둔화 흐름이 가시화되고 국내 통화 긴축 사이클 종료 기대감이 커지면서 CD 금리도 하락 압력을 받아 왔다. 하지만 시중은행들이 3개월물 발행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금리 변동폭은 제한됐다.
분위기가 돌변한 건 1월 16일 KB국민은행이 5개월물을 3.67%에, SC제일은행이 1개월물을 3.54%에 발행하면서다. 1개월물과 5개월물이 각각 3.54%와 3.67%에 발행되니 3개월물 발행 금리의 영점이 잡혔고 이를 고시 기관들이 후행적으로 반영하며 CD 금리가 떨어졌다.
1월19일 3.68%를 기록하며 3.6%대에 진입한 후 하락 속도가 잠시 주춤해졌던 CD 금리는 2월 들어 다시 낙폭을 키우기 시작했다.
지난 1일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이 6개월물을 3.48%, 국민은행이 1개월물을 3.38%에 발행하면서 3개월 CD 금리 수준이 새로 설정됐기 때문이다. 발행물 기준으로 고시 금리를 계산하면 3개월물 CD 금리는 3.4%대 초반까지 떨어질 여지가 생기게 된다.
CD 금리가 기준금리와 역전되는 건 통상적으로 국내 통화 당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직전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하지만,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월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현시점에서 인하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 MMF로 쏠리는 자금..운용사들 "은대 돌리는 것보다 낫다"
CD 금리를 포함한 최근의 단기금리 급락은 통화정책 기조 전환 기대감보다 수급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게 시장 참가자들의 평가다.
특히 MMF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는 게 단기 자금시장의 수급을 좌우하고 있다.
MMF 설정액은 지난달 190조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 수준에서 등락하고 있다. 은행을 포함한 법인 자금 유입이 급격히 늘어난 여파다.
법인 자금이 몰리는 건 MMF 수익률이 그만큼 높기 때문이다.
연초 시장금리 급락으로 현물 시장에선 기준금리를 상회하는 채권 찾기가 어려워지고 있는 데 반해 포트폴리오 효과 때문에 MMF의 수익률 하락 속도는 더딘 상황이다. 현재 국공채 MMF의 경우 3.6~3.7%, 신종 MMF는 4.3~4.4%대 수익률을 보장하고 있다 보니 가뜩이나 갈 곳 잃은 시중자금이 몰리고 있다.
더구나 한국은행이 자금시장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시중 지급준비금을 여유 있게 운용하고 있어 유동성은 더욱 넘치고 있다.
은행 등에서 남는 자금이 급격히 자산운용사로 흘러 들어가고 있지만 최근 시장금리 낙폭이 가팔라지면서 이들의 선택지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자금을 놀릴 수도 없다. 자산운용사 입장에선 자금을 쓰지 못하고 남기면 결국 은행계정대금리(은대금리)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 은대금리가 3%다 보니 CD가 3.4%만 돼도 사겠다는 수요가 줄을 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A 은행 자금운용부장은 "MMF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천천히 떨어지니 은행들 입장에선 당연히 자금을 그쪽으로 운용할 수밖에 없다"며 "운용사들은 금리가 3%보다 높은 물건만 나오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B 자산운용사 채권 매니저는 "오늘도 단기자금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며 "CD 금리가 기준금리와 역전되더라도 사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그는 "수익이 많이 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미스매칭해서 매입을 한다고 해도 리스크가 크지 않아 보인다"며 "상대적으로 높은 MMF 수익률이 3월 초중반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 풍부한 단기유동성 사정도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