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80세대 두드러진 국내 스왑데스크 세대교체..장기근속자 순환근무 확대 '변수' - Reuters News
서울, 1월26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연초 국내 은행들의 주요 인사가 마무리된 가운데 스왑 데스크도 새로운 면면을 드러내고 있다.
운용의 최전선에서 실무를 맡는 주포 딜러들의 변동은 눈에 띄지 않지만 1970년대생 베테랑들의 지점 이동이 늘면서 시장의 주축은 1980년대 초반생들로 확실히 채워지게 됐다.
다만 국내 은행 전반적으로 장기 근속자의 순환 배치를 강화하는 분위기여서 앞으로 트레이딩 부서들도 영향을 받게 될지 주목된다.
▲80세대로 성공적 세대교체
현재 국내 은행 스왑 데스크에서 2000년대부터 실무를 맡았던 소위 1세대 딜러들은 찾아보기 쉽지 않다. 2004년부터 스왑 실무를 담당했던 KB국민은행 길광수 부장이 아직 남아 있지만 FX, 이자율뿐 아니라 국고채전문딜러(PD) 부문까지 통합해 관장해야 하는 만큼 운용 일선에선 물러나 있는 상황이다.
KB국민은행의 경우 그동안 스왑 실무를 책임졌던 김진복 팀장이 KB증권 시장운용부장으로 옮기면서 통화스왑(CRS)을 담당하고 있는 임혜남 차장과 이자율스왑(IRS)을 맡고 있는 이성균 차장의 선임 '투 톱' 체제로 간다.
김진복 팀장의 이동으로 KB국민은행 트레이딩룸에선 스왑을 포함한 모든 데스크에서 1970년대생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다만 국내은행 중 거의 유일하게 전문직군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1980년대 초반생 주포들의 운용 경력은 다른 어떤 은행보다 높은 편이다.
2014년부터 스왑 데스크를 맡았던 우리은행 유경운 부부장도 이달 지점장으로 발령을 받았다. 옵션을 거쳐 스왑 데스크에서 상당한 전문성을 쌓았고 그동안 운용 부문에서 좋은 성과를 보였지만 승진에 따른 영업점 이동을 피하지 못했다.
유 부부장의 자리는 조현민 부부장이 맡는다. 조 부부장은 딜링보다는 지원 업무를 오래 맡았던 만큼 고형우, 우종언 과장에 좀 더 실무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스왑 딜러들은 1980년대 중후반생이 주축으로 다른 은행들보다 상대적으로 '젊은' 편이다.
IBK기업은행은 CRS를 맡았던 박현준 차장이 승진과 함께 지점으로 이동하면서 정규민 과장이 그 자리를 채우게 됐다. 정 과장은 IRS와 FX 실무를 거쳐 CRS를 새로 맡게 됐다. IBK 기업은행은 현대섭 팀장과 IRS를 맡고 있는 김영식 과장까지 모두 1980년대생으로 채워져 있다.
신한, 하나, KDB산업은행 등은 이번 인사에서 큰 변화가 없었다. 1970년대생인 강병국 신한은행 팀장, 박종연 하나은행 팀장, 최웅민 산업은행 팀장이 그대로 스왑 데스크를 지휘한다.
스왑 실무를 맡고 있는 신한은행 양경욱, 구자민 매니저와 하나은행의 김동민, 장연주, 서동민 과장, 산업은행 박진성 차장 등은 모두 1980년대 초반생이다.
▲ 금감원의 장기 근속자 순환근무 확대 요청..운용부서도 사정권
국내 스왑시장에선 지난 2010년대 후반부터 소위 터줏대감으로 불리던 일부 베테랑 딜러들이 2선으로 후퇴하고 젊은 딜러들의 비중이 커졌다.
초반엔 젋은 세대의 약진에 따른 우려도 있었지만 스왑시장에 새로 진입한 딜러들의 연차가 5년 가까이 쌓이면서 일정 부분 세대교체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몇 년간 코로나 사태, 인플레이션 시대의 도래와 금리 대세 상승, 리보금리 연계 신규 파생 거래 중단과 SOFR(국채 담보 익일물 RP 금리 도입) 등 굵직굵직한 사건을 겪으면서 젊은 딜러들이 단기간에 많은 경험을 쌓은 것도 큰 성과로 꼽힌다.
다만 시중은행 전반에 장기 근속자 순환근무를 확대하도록 한 금융감독원의 지침이 향후 트레이딩 부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A 은행 스왑 딜러는 "작년 우리은행 사태 때문에 본사에서 장기근속한 사람들의 순환 근무를 확대하라는 금감원의 공문이 내려왔다"며 "이번 인상에서 순환 배치가 이전보다 늘어났는데 딜링 부서에서도 회전율이 예전보다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B 은행 스왑 딜러는 "은행이 순환근무 원칙을 고수하는 한 딜러들이 운용 쪽에 머물 수 있는 기한은 8년 정도가 최대인 듯하다"며 "KB국민은행처럼 매트릭스 조직으로 움직이면 몰라도 다른 곳들에서 전문성을 계속 키워가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대내외 환경이 급변하고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딜러들의 전문성 강화에 따른 편익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C 운용부장은 "지난 몇 년 동안 일어난 많은 일들이 딜러들에겐 큰 재산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계속되는 순환근무로 사람이 빠르게 바뀌면 데이터가 쌓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운용의 경우 경험 없는 사람이 맡을 경우 리스크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