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전망)-금리인하 포워드가이던스 - Reuters News
서울, 1월16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채권시장은 최근 강세폭 과대 인식과 전 주말 미국 국채금리 반등 여파로 16일 약세 출발할 전망이다.
이번 랠리에서 소외된 국내 기관들의 조바심을 감안할 때 일시적 조정 이후 다시 한번 강한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변동성 확대에 대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1월 금통위 회의 결과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동결 같은 인상'일 것이다.
성장 하방 위험이 커지고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가 뚜렷해진 시점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다 보니 그랬겠지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정책금리 조정의 효과를 극대화할 필요를 크게 느끼지 않는 모습이었다. 기자간담회 중에는 오히려 이 총재가 기준금리 동결 배경을 자세히 설명하는 걸 듣고 있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통화정책 변곡점 인식이 커지고 있는 시점이었고 시장의 연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상존하고 있는 시점이었다. 일부에선 이 총재가 '시장 철부지' 정도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균형을 잡을 것이라고 기대한 듯하다.
하지만 현재 성장률 하방 리스크 또는 인플레이션 둔화 기대 중 하나가 시장금리를 끌어내린 것이라며 금리 역전을 당연시한 설명을 통해 이 총재의 현재 스탠스는 분명히 드러났고, 시장은 이를 감지했다.
이 총재는 이번 기자간담회에서 금리 인하 포워드 가이던스 비슷한 것을 커뮤니케이션하는 게 어떤가 하는 의사를 가졌었는데 집행부가 극구 말렸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하지만, 이 총재가 3%대 물가의 의미를 자세히 설명할 때 다른 직원들이 당황해했던 것도 사실이다.
국내 물가가 2%대에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어야 기준금리 인하를 논의할 수 있다는 발언과 3%대 물가의 의미에 대한 이 총재의 자세한 설명을 묶으면 사실상 포워드 가이던스가 되기 때문이었다.
물론 이건 이 총재의 생각일 뿐 금통위원들의 합의된 의견은 절대 아니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따져봤을 때 이 총재가 다음 회의 때 슬그머니 말을 주워 담아도 할 말은 없을 듯하다.
하지만 물가 상승률이 3%대에 진입하는 시점에 기준금리 인하 논의가 시작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을 듯하다. 내년 국회의원 선거를 감안하면 정치권으로부터 먼저 기준금리 인하 요구가 봇물 터지듯 나오고 금통위가 등 떠밀리는 전개를 벌써부터 예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 시점이 3분기든 4분기든 아직 상당한 시간이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
벌써부터 이렇게 역 캐리가 커지면 국내 기관들의 부담도 덩달아 늘어난다.
더구나 미국 금리의 향방이 아직 확실하지 않다. 미국 금리가 월초에 하락세를 보이다 월말에 반등하는 패턴이 여러 차례 반복된 만큼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때까지 일정 부분 상승할 가능성도 크다.
다만 채권시장의 기저에 자리잡은 '방 안의 코끼리'가 금리 인상에서 인하로 바뀌어가고 있다는 점은 그동안 포지션을 비워놓았던 많은 이들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앞으로 나오는 경제 지표나 당국자 발언 등은 이제 향후 언제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냐는 맥락에서 해석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시장이 조정을 받을 때마다 기본적으로 포지션을 채우려는 시도가 이어질 수 있다고 보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