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전망)-외국인 확신매매의 근거 - Reuters News
(채권/전망)-외국인 확신매매의 근거 - Reuters News
서울, 1월11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채권시장은 미국 국채금리 급반등에 영향을 받으며 약세 출발하겠지만 12일 발표될 미국 물가지표에 대한 기대감 속에 장중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12월 물가지표와 1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라는 중요 이벤트를 앞두고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수 공세가 거세다.
외국인으로 통칭되는 투자집단에게서 이전에 여러 차례 봤던 확신매매 경향이 확인되고 있어 시장의 방향성에 대한 국내기관들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외국인 국채선물 매수 공세의 성공률이 높긴 하지만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다.
국내 통화당국이 정책기조 전환을 준비하고 있던 2020년 5월 금통위 회의 직전에도 외국인은 대규모 매수 공세를 감행해 가격을 끌어올렸다. 외국인 매수가 가격을 만들고 가격이 논리를 만들면서 국내기관도 쫓아가는 전개였다.
하지만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통화정책 기조 전환 선언과 함께 롱포지션은 급격히 무너졌다. 그 해에만 외국인은 여러 차례 공세에 나섰지만 통화당국의 흔들림 없는 통화완화 축소 의지에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1년 6개월째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이어졌다. '묻지마 롱'으로 접근했던 많은 딜러들이 옷을 벗었고 외국인이라고 다를 건 없었다.
이번엔 다를까?
어떤 기준으로도 국내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막바지에 이르러 있다는 점은 지난 2년과 달라진 부분이다. 다만 연초에 채권이 너무 달렸으니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균형을 잡으려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한은 총재가 상당히 어려운 커뮤니케이션에 직면해 있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이번에 기준금리를 동결하든 인상하든 통화긴축이 완전히 끝났다는 시그널을 줘선 안된다. 하지만 구두 점도표는 발표할 것이고 최종금리 컨센서스는 여전히 3.5%일 것이다.
이번에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위원들의 최종금리 컨센서스가 3.5%라고 말하면서 "그래도 아직 끝난 게 아닙니다"라고 소통하긴 쉽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이 총재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11월 내놓았던 전망 경로를 하회할 것이라는 점까지 소통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이 총재가 "거의 오긴 했지만 앞으로 좀 더 지켜보자"고 한다면 시장에선 이걸 끝이라고 받아들일 것이다.
기준금리가 동결되면 이 총재의 수사는 좀 더 매파적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장은 이제 기준금리가 최대한 올라도 3.5%일 것이라며 좀 더 안도할 것이다.
이번 금통위 회의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외국인이 매수를 이어갈 때 국내기관들이 매도로 대응하기 쉽지 않은 이유다. 외국인의 확신매매가 이번엔 통할 가능성이 커 보이는 이유기도 하다.
만약 미국의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로이터 사전 조사치처럼 6.5%까지 떨어져 11월(7.1%) 대비 하락 속도가 가파른 것으로 나온다면 외국인은 더 거침없이 움직일 것이다.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포지션을 비우고 넘어왔던 상당수 국내기관들은 현재 상당히 초조해 하고 있다. 물가 하락과 경기 둔화가 예상 수준에서 진행되며 시장금리가 서서히 하락하는 흐름이 현재로선 이들에게 가장 두려운 전개다.
그럼에도 이번 금통위 회의에서 대반전이 일어날 가능성은 지난 2년을 통틀어 가장 낮아 보이는 요즘이다.
시장이 밀릴 때마다 포지션을 메우면서 전진해야 할 시기가 아닌가 싶다.
한편 10일(현지시간) 뉴욕장 후반 기준물인 10년물 수익률은 3.615%로 9.8bp 올랐고, 2년물 수익률은 4.251%로 5.2bp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