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전망)-한 발 늦어도 조급할 필요 없는 이유 - Reuters News
서울, 1월6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채권시장은 미국의 민간고용지표 호조와 미국 국채금리 상승에 영향을 받으며 약세 출발할 전망이다.
시중 자금 수급이 좋은 만큼 전반적으로 현물 매수세가 견조한 가운데 국채선물 위주로 변동폭이 확대되는 최근의 흐름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고용시장은 여전히 견실했다. 5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ADP 전미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12월 민간 고용은 로이터 전망치 15만건을 크게 웃돌며 23만5000건 증가했다.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1만9000건 감소한 20만4000건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냔해 연말부터 살벌한 구조조정이 시작된 미국이지만 여전히 실업자 대비 구인 수요가 높은 상황이다. 고용지표가 앞으로 완만하게 하락한다고 해도 수급 불균형을 반영해 임금 상승세가 유지된다면 물가 하락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다는 판단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는 올해 연말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의 가장 큰 반대 논거다.
임금은 국내 통화당국자들에게도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지난해 상품, 서비스가격 상승이 임금으로 전가되면서 올해 물가 상방 모멘텀이 될 가능성은 그동안 꾸준히 언급돼 왔다. 국제유가 등 에너지 가격 하락과 임금 인상에 따른 수요 견인 인플레이션 압력이 얼마나 상쇄되느냐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
기저효과를 감안할 때 3월 이후 물가 하락세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관건은 물가상승률이 3~4% 수준에서 더 떨어지고 않고 다시 반등하는 경우일 것이다.
한국은행 전망대로라면 국내 경기가 상반기에 바닥을 찍고 하반기에는 반등한다는데 그럼 인플레이션 압력도 다시 돌아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으로 이어진다.
"금리 하락 믿습니다"를 고백하며 무조건 롱으로 당겨서 한 해를 보내기 쉽지 않다고 보는 이유다. 1분기엔 펀더멘털 전망을 놓고 롱숏이 격돌하며 변동성 장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미국 경기지표가 꺾이고 물가가 더 떨어지고 국내 통화당국이 긴축에서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이 나타난다고 해도 당장은 안심할 수가 없다.
모두가 샴페인을 터트릴 때 외국인이나 개인투자자가 언제 롱포지션을 정리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서 미국 경기지표가 다시 올라오고 물가가 예상보다 오르고 국내 통화당국은 '아직 끝난 게 아니다'라며 시장을 휘젓는 전개가 또 한번 나타날 수도 있다.
연초 채권 랠리가 펼쳐지고 있지만 포지션을 충분히 채워놓고 금리 하락을 누리는 곳은 많지 않아 보인다.
1분기엔 모든 시나리오가 열려 있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할 듯하다.
이번 랠리에서 뒤처졌다고 조급할 필요는 없다. 지난해부터 과도하게 금리가 오른 채권은 일부 담아가야겠지만 당분간은 레인지를 세팅하며 안정적으로 포지션을 운용해 나가야 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