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전망)-중국과 유가와 랠리 - Reuters News
서울, 1월5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채권시장은 예상 수준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와 미국 국채금리 하락분을 반영하며 강세 출발할 전망이다. 국고채 3년물 3.5%대에선 경계 매물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데 외국인이 얼마나 밀어붙이느냐가 관건이다.
연초 채권 랠리의 최대 관건은 중국과 유가였다고 본다. 미국의 통화정책은 일단 큰 흐름은 잡혔다는 게 기본적인 평가였다. 물가는 정점에서 꺾여 내려오고 있고, 경기는 속도가 문제일 뿐 침체는 불가피하다는 게 기본 컨센서스였다.
중국 경기는 글로벌 경기와 물가에 양방향으로 영향을 미치는 변수다. 중국의 리오프닝에 따른 수요 진작 효과가 파급력을 가질 경우 경기 하방 압력을 완화하면서 높은 수준의 물가를 지탱하는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의 코로나 확산 속도가 워낙 빨라 전 세계적인 경계감이 크다 보니 리오프닝 효과를 어느 정도 상쇄하는 경향이 확인되고 있다.
이달 춘절 연휴를 계기로 중국의 코로나 환자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가세하면서 일단 중국 재료는 중립 수준으로 보는 상황이다.
중국의 리오프닝 재료를 중립으로 넣고 보니 유가 상승의 동력이 떨어졌다. 국제유가는 새해 들어 2거래일동안 10% 가까이 떨어졌다. 중국의 코로나 확산이 리오프닝 이슈를 덮어버리면서 투자자들은 다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 초점을 맞추는 상황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아시아 향 2월물 아랍경질유 판매가를 또 낮췄다. 현재 공급 과잉 상태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평년보다 높은 겨울 날씨 덕에 유럽의 에너지 수요가 감소하면서 천연가스 가격 하락세도 이어지고 있다.
유가와 가스가격 하락세는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에 대한 분명한 시그널일 수밖에 없다. 장기화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올해 말에 또 한 번 유럽 에너지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아직은 너무 먼 이야기다.
연초 채권 랠리는 현재까지 중국과 유가로 요약해 볼 수 있을 듯하다.
물론 통화당국이 정책기조 전환에 대한 시그널을 줄 상황도 아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4일(현지시간) 공개한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통해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를 향해 지속적으로 내려간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제약적인 정책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의사록만 보면 연준이 2월 초 열리는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50bp 올릴지 25bp 올릴지 단서를 찾기 어렵다. 연준은 인플레이션 하락을 근거로 시장의 통화정책 완화 기대감이 커지면 통화당국의 업무가 더 복잡해진다는 점을 강조했을 뿐이다.
하지만 연준내 많은 위원들이 물가와 경기라는 두 가지 리스크를 균형 있게 조절할 필요성을 밝히는 등 연준위원들의 의견이 갈라지기 시작했다는 신호도 읽힌다. 비둘기파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1월 연준 위원 교체까지 감안할 때 2월 25bp 가능성을 시장이 높게 평가하는 이유다.
전반적인 펀더멘털 여건은 일단 연준이 현상유지에 무게를 둘 만한 무대를 만들어놓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일단 국내 경제와 물가 상황에 집중하면서 채권 포지션을 운용할 여력이 생긴다. 그리고 국내 경제와 물가, 금융상황만 보면 일단 채권금리의 추가 상승 재료는 제한적이다.
연초 자금집행 사정까지 감안하면 미국의 고용과 다음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감안하더라도 '롱뷰'가 우세할 수밖에 없는 국면이다.
다만 여기서 시장이 오버액션을 할 경우 기대수준 조정을 위한 국내 통화당국의 매파 커뮤니케이션 강화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점까지 감안해야 한다.
결국 얼마나 적정한 선까지 강세 시도를 이어가느냐가 관건이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