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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연말 북클로징 장세 뒤흔든 일본 YCC 조정 '서프라이즈'..원화 자산시장 연쇄 충격 가능성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2. 12. 20.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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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연말 북클로징 장세 뒤흔든 일본 YCC 조정 '서프라이즈'..원화 자산시장 연쇄 충격 가능성 - Reuters News

 

일본은행(BOJ)이 시장 예상보다 한발 앞서 수익률 곡선 제어 정책(YCC)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원화 자산 시장에도 후폭풍이 예상된다.

 

당장 미국 국채 시장 등으로부터 일본계 자금이 회수되면서 글로벌 금리의 동반 상승 압력이 나타나고, 엔화 가치 절상에 따른 달러/원 환율 하락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다만 앞으로 BOJ가 결국 YCC 정책을 폐기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확산하며 투기 세력의 공격이 집중될 경우, 일본발 금융시장 혼란이 원화 자산 시장에 큰 충격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BOJ, YCC 정책 수정..'개입 한계 노출'

 

20일 BOJ는 이틀간의 정책 회의를 마치고 단기금리 목표치를 -0.1%, 10년물 국채 수익률 목표치를 0% 부근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또 월간 국채 매입 규모를 7조3000억엔에서 9조엔으로 늘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YCC 정책상의 10년물 금리 변동 허용폭을 기존의 ±0.25%에서 ±0.5%로 확대한다고 밝혀 시장을 놀라게 했다. 당초 시장에선 내년 4월 구로다 총재가 퇴임한 이후에야 YCC 정책이 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해 왔기 때문이다.

 

시장은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BOJ의 결정이 알려진 후 달러/엔은 4개월 만의 최저치로 3% 이상 급락했고, 유로/엔과 호주달러/엔도 2% 넘게 하락했다. 일본 국채 10년물 수익률도 20bp 이상 올라 금리 상단인 0.5% 턱밑까지 왔다.

 

달러/원 환율은 BOJ 결정 발표 이후 장중 고점으로부터 20원 이상 급락한 1285원대까지 밀렸다가 낙폭을 줄이며 1290원대 후반대에 거래 중이다. 이날 근월물로 교체된 3년 국채 선물 3월물 가격은 전날보다 48틱 하락한 103.770에 거래되고 있고, 10년 국채 선물 3월물 가격 역시 BOJ 결정 이후 130틱 가까이 급락해 전날보다 165틱 내린 111.650에 거래되고 있다.

 

BOJ가 YCC 정책의 재조정에 나설 수밖에 없으리라는 점은 시장에서 이미 예상됐다. 지난 17일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가 내년 4월 이후 초저금리 및 대규모 금융 완화 정책을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올해 전 세계적 통화 긴축 레이스에도 일본은행은 지난 10여년간 지속해 온 초완화 정책을 고수해 왔다.

 

이 과정에서 일본의 10월 물가 상승률이 3.7%(전년 동월 대비)를 기록해 1991년 1월(4.0%) 이후 31년 9개월 만??최고치를 기록했다. 8월에 2.8%를 기록했던 일본의 물가 상승률은 9월에 3.0%를 기록한 후 10월에 3.6%로 보폭을 키우면서 BOJ를 압박했다.

 

초완화 정책의 조정 기대감 속에 일본의 시장금리가 YCC 상한이었던 0.25%에 근접하거나 상회하면서 BOJ는 더 구석에 몰렸다.

 

YCC 정책을 유지하기 위해 BOJ가 연속적으로 지정 가격 개입에 나서면서 국채 매입액이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 7월에 5조4천억엔이었던 BOJ의 장기 국채 매입 규모는 10월에 12조6천억엔까지 늘었다. 결국 BOJ의 특정 국채 보유 규모가 국채 발행 잔액을 상회한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YCC 정책의 임계점 논란이 한층 거세졌다.

 

이번에 BOJ가 예상보다 빨리 YCC 정책 수정에 나선 건 결국 시장개입의 한계를 스스로 자인한 셈이 된다. BOJ가 무제한 개입의 한계를 시장에 노출시킴에 따라 헤지펀드 등 역외 기관들의 YCC 공격이 더 거세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헤지펀드 추가 공격 가능성..원화 자산 연쇄 충격 가능성

 

BOJ의 YCC 조정에 따른 파장은 두 단계로 나뉘어 진행될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미국 국채 시장으로부터 일본계 자금이 이탈하면서 글로벌 금리의 상방 압력을 키울 수 있다. YCC 조정이 엔화 가치 절상으로 이어지면서 원화 등 아시아 통화 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YCC 정책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흔들리면서 향후 BOJ가 추가적인 조정을 단행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당분간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가 YCC 상단인 0.5% 내외에서 큰 변동성을 보이며 이미 개입 여력에 한계를 드러낸 BOJ에 추가적인 정책 조정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헤지펀드 등 시장 참가자들은 결국 BOJ가 YCC 자체를 포기하거나 현재 수준보다 훨씬 짧은 만기의 수익률 곡선을 타깃팅하는 쪽으로 정책을 전환할 수 있다고 보고 포지셔닝할 수 있다. 시장과 BOJ의 힘겨루기 속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아시아 금융시장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는 게 변수다.

 

원화 자산 시장 전반에 미칠 영향도 YCC의 운명과 궤를 같이할 가능성이 있다.

 

엔화 강세는 달러/원 환율의 상방을 제한하면서 원화 자산 시장 전반에 오히려 안정감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자율 시장 전반적으론 올해 연말 트렌드였던 커브 플래트너가 되돌려지며 스티프너가 우세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과정에서 미국과 유럽 등 채권시장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層풔윰캅?관건이다. 일본발 시장 불안이 글로벌 채권 셀오프로 이어질 경우 원화채 시장도 일정 부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A 증권사 채권본부장은 "이번 BOJ의 결정은 미국채 시장에서 일본계 자금 이탈로 이어지며 글로벌 금리를 끌어올리는 재료가 될 수 있다"며 "최근 커브 플래트닝이 강했던 만큼 되돌림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이나 일본이나 통화 긴축의 후발 주자라 국내 통화정책과 결이 다를 수 있다"며 "원화채 단기물은 글로벌 흐름을 다 따라갈 것 같진 않고 장기 쪽은 셀오프 여부를 좀 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B 외국계 은행 트레이딩 헤드는 "엔화가 강해진다고 해서 원화가 얼마나 강해질지는 미지수"라며 "달러/원 환율이 단기적으로 큰 폭 하락한 상황에서 지금부터는 엔화의 직접적인 영향력보다는 달러지수 흐름을 더 중요하게 반영하며 연동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C 국내 은행 스왑 딜러는 "그동안 커브가 너무 심하게 누웠었는데 이렇게 되면 베팅했던 곳에서 손절 압박을 받을 수 있다"며 "달러/원 환율은 적어도 1400원까지 다시 갈 일은 없다는 안전판이 생긴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BOJ의 결정으로 원화 강세가 나타나면 은행의 채권 발행 압력은 더 줄어들 것"이라며 "수급만 봐서는 호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