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15 (채권/전망)-2021년의 연준vs2022년의 연준 - Reuters News
(채권/전망)-2021년의 연준vs2022년의 연준 - Reuters News
채권시장은 예상보다 살짝 매파적이었던 것으로 평가되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를 반영하며 소폭 약세 출발할 전망이다. 다만 FOMC 회의 하루 전 발표된 미국의 11월 물가지수가 안전판으로 작용하면서 밀릴 때마다 매수세가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이틀 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고 정책금리를 50bp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정책금리는 기존의 연 3.75~4.00%에서 4.25~4.50%로 높아졌다.
시장의 관심을 모았던 내년 최종금리는 5.1%로 나왔다. 연준 위원 19명 중 2명만 내년 기준금리가 5% 아래에 머물 것으로 전망해 위원들의 정책 초점이 여전히 인플레이션 억제에 맞춰져 있음을 보여줬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역사적 경험은 너무 이르게 통화정책을 완화하지 말라고 경고한다"며 "물가상승률이 지속적인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고 확신하려면 상당히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렇다. 증거다. 증거가 필요하다. 지금이 통화정책의 변곡점이라고 믿는 시장참가자들이 적지 않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도 증거다. 통화정책은 거대한 배를 운전하는 것과 같아 기수를 돌릴 때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통화정책의 변곡점으로 여겨지는 구간에선 정책당국의 커뮤니케이션 자체보다 증거에 더 집중해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년 전 FOMC 회의 직후 시장은 안도 랠리를 펼쳤다.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물가 상승세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파월 의장은 12월 회의에서 더이상 지난해 한 해 동안 강조했던 '일시적 인플레이션' 표현은 쓰지 않았다. 하지만 높은 물가상승세가 오래 가지 않을 것이며 2022년 말이면 인플레이션이 둔화될 것이란 전망을 함께 내놓아 금리인상 가속화에 대한 우려를 진정시켰다.
당시 연준 위원들은 점도표를 통해 올해와 내년 각각 세 차례, 2024년 두 차례로 8번 정도의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18명의 위원 중 10명이 올해 3차례 금리 인상을 주장했고, 2차례 인상을 주장한 것은 5명이었다. 4차례 금리 인상을 주장한 위원은 2명 있었다.
막상 올 한해를 겪고 나니 지난해 12월 파월 의장의 말과 점도표의 전망이 얼마나 가벼웠는지 새삼 느낄 수 있다. 연준은 2018년 이후 처음으로 올해 3월 정책금리를 25bp 인상한 데 이어, 5월에 50bp, 이후 6월부터 11월까??4회 연속 75bp, 이후 12월에 50bp를 인상했다.
지난해 12월은 통화정책의 추가 물가에서 경기로 급격히 이동하는 시기였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연준의 말과 전망의 가벼움이 이후 발표된 물가 지수로 그대로 드러났다.
지난 1년간 급격히 진행된 통화긴축은 이제 경기둔화와 금융불안정이라는 새로운 난제를 드러내고 있다. 기대인플레이션 안정이라는 정책 목표에 보다 방점을 둔 연준과 '인플레 그 후'를 염두에 두고 있는 시장간 눈치싸움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이날 FOMC 회의 결과를 받아든 시장의 반응은 그런 의미에서 상징적이다.
매파 FOMC에도 미국 국채금리는 오히려 소폭 내렸다. 일단 미국의 11월 물가상승률이 크게 둔화된 만큼 연준 스탠스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관건은 미국의 12월 물가다. 과연 물가하락 추세가 공고하다고 여겨질 만한 의미 있는 지수가 나올 것인지가 관건이다.
국내 채권시장도 결국 지표로 승부를 볼 수밖에 없다. 연준이 점도표를 크게 상향 조정했지만 9월처럼 한국은행 총재가 놀라 빅스텝을 단행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달러/원 환율은 1200원대 후반에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한미 금리차가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결국 원화 환율의 알파와 오메가는 달러지수의 방향일 뿐이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는 올해 12월과 1월로 넘어가는 시점의 물가 하락 속도가 중요해 보인다. 과연 내년 초 공공요금 인상에 따른 물가 반등폭이 커질지, 아니면 공공요금 인상에도 물가 하락세가 이어질지가 관건이 될 듯하다. 이 과정에서 국내 경기 전망이 하향 수정될지 여부가 주목된다.
1월 금통위 회의 결과에 대한 설왕설래가 적지 않겠지만 현재로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둘 수밖에 없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