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신흥시장 반등론 솔솔..이번엔 믿을 수 있을까? - Reuters News
(분석)-신흥시장 반등론 솔솔..이번엔 믿을 수 있을까? - Reuters News
올해 들어 침체됐던 신흥시장이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 세계 금리 인상 움직임이 안정되고, 중국의 코로나19 관련 제한조치가 일부 완화되는 등 경제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변하면서 투자은행들의 신흥시장에 대한 전망이 낙관적으로 변하고 있다.
UBS는 신흥시장 증시와 채권의 총 수익률이 올해 -15~-25%을 기록한 후 내년에는 8~15%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모간스탠리도 신흥시장 지역통화표시 채권 수익률이 근 17%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최신 글로벌 펀드매니저 서베이에 따르면 신흥시장에 대해 롱포지션을 취하는 것이 최고의 역발상 투자(contrarian trade)로 여겨졌다.
사미 무아디 티로프라이스 신흥시장 담당자는 "이제 (신흥시장의) 가격은 역발상 투자를 할 만큼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 중앙은행들의 급격한 금리 인상, 우크라이나 사태, 중국의 코로나19 확산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신흥시장은 타격을 입은 바 있다.
올 들어 현재까지 신흥국 경화(hard currency) 채권 수익률은 약 -20%, 신흥국 지역통화표시 채권 수익률도 -15%로 각각 사상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빌 캠벨 더블라인 펀드매니저는 "올해는 매우 힘들었다"면서 "최악이 아니라 할지라도 최소한 최악 중에 하나는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2000년 닷컴버블 붕괴, 2008년 금융위기 등의 사례를 돌아보면 최근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는 것은 경험적인 이유가 있다.
MSCI 신흥시장주가지수는 아시아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64%,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75% 각각 급등한 바 있다.
신흥국 경화 채권 수익률도 금융위기 때 -12%에서 다음 해 30%로 치솟은 바 있다.
캠벨 펀드매니저는 "우리가 지금 맹목적으로 신흥시장에 투자할 시기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것은 매우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시에떼 제네랄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22일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고 선진국 시장 경기침체가 임박함에 따라 "신흥시장 지역 채권이 선전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흥시장이 랠리를 보일 것이라는 의견은 작년 이맘때에도 대부분의 대형 투자은행들에서 똑같이 나왔던 말이다. 그들 중 아무도 우크라이나 사태나 급격한 금리 인상을 예견하지 못했다. 신흥시장을 수년 동안 담당해온 관계자들 말에 따르면 은행들이 신흥시장이 기회라고 말하는 것은 거의 연례 행사에 가까운 행동으로 보인다.
2019년 BofA의 12월 투자자 서베이에는 달러에 대해 숏포지션을 취하는 것이 두 번째로 유력한 투자 방식일 것이라고 나타났고, 모간스탠리는 이때 신흥시장에 전격적으로 투자하라는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후 달러는 근 7% 하락했고, 신흥시장 증시와 채권은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안겨줬다.
신용 평가사들은 우크라이나 사태, 높은 인플레이션, 중국의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 증가하는 부채 부담 등을 고려했을 때 나이지리아, 가나, 케냐, 파키스탄, 튀니지 같은 국가들에서 디폴트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노무라는 통화위기가 찾아올 7가지 잠재적 시나리오가 있다고 말했고, 심지어 신흥시장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갖고 있는 UBS조차도 올해 (신흥시장의) 외환보유고가 1997년 이후 최대 감소폭을 보일 것으로 추정했다.
UBS는 "우리의 희망은 연준의 긴축 완화와 아시아 기술기업들의 회복이 함께 진행되면서 신흥시장 약진을 위한 경제적 환경이 우호적으로 조성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신흥시장 전망이 실제로 밝은 것이라면, 투자자들은 다시 뛰어들기에 좋은 포지션을 점하고 있다.
JP모간은 신흥시장 채권에서 올해에 약 860억달러가 유출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 2015년 '긴축발작' 시기 대비 네 배이다.
모간스탠리는 "신흥시장은 아직은 깊은 물 속에서이지만 안전한 쪽으로 헤엄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