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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韓 통화정책, 美 계속 쫓으면 큰 후폭풍 가능성..시장참가자들 '금융리스크 관리' 한목소리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2. 11. 3.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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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韓 통화정책, 美 계속 쫓으면 큰 후폭풍 가능성..시장참가자들 '금융리스크 관리' 한목소리 - Reuters News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를 받아든 원화 채권시장참가자들의 해석은 제각각이다.

일부에선 최종 정책금리 수준의 상향 가능성을 언급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발언을 들어 매파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하지만, 견조한 경제지표에도 긴축 속도 조절 신호를 주기 위한 균형잡기였다는 진단도 나온다.

다만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자금시장 경색, 흥국생명의 외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미행사 등에서 드러난 광범위한 유동성 우려 등 국내경제에 산적한 금융 리스크를 감안할 때 앞으로 국내 금리와 미국 금리간 상관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대부분이다.

▲ FOMC 결과 해석 '중구난방'

미국 FOMC는 2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75bp 인상한 후 발표한 정책결정문에 앞으로는 그간의 누적 통화긴축 효과와 정책 시차를 고려하겠다는 표현을 삽입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역시 기자회견에서 현재의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하며 이를 다음 회의에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 중에 최종금리 수준이 기존 예상을 상향할 가능성을 언급해 주가 반등에 찬물을 끼얹었고, 결과적으로 미국 국채금리도 상승 마감했다.

시장참가자들의 해석은 엇갈렸다.

2%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을 위해 충분히 제약적인 정책기조를 달성하기까지 아직 갈 길이 남아 있다는 점을 파월 의장이 강조하긴 했지만, 정책결정문에 통화긴축 효과와 정책 시차가 명시된 것은 향후 회의에서 연준 위원간 의견이 엇갈리며 통화정책 기조에 대한 논란이 커질 여지를 보여줬다는 진단도 나온다.

A증권사 채권본부장은 "이번 FOMC 결과가 그렇게 매파적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연준 위원들이 다음번에 50bp 금리인상을 할 계획이었다고 해도 현재 PCE 물가가 워낙 높고 고용도 탄탄하게 나온 상황에서 입장을 밝히는 게 상당히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러 여건을 감안할 때 연준은 정책금리를 긴축적인 수준에 올려 놓은 후 이게 물가와 경기에 작동하는지 지켜보겠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이해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 한미금리차 논리, 더이상 먹히기 어려워

원화채 시장참가자들 입장에선 이번 연준의 결정이 금통위원들의 선택에 미칠 영향이 관건이다.

지난 9월 FOMC 회의 이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연말까지 125bp나 100bp 추가 인상이 가능하다고 밝히며 시장 기대보다 높은 경로를 제시한 게 금통위의 10월 빅스텝 금리인상에 영향을 미친 바 있기 때문이다.

연준이 12월에 50bp를 인상할 경우 금통위가 이달 회의 때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하는데 그치면 한-미 금리차가 125bp까지 벌어지면서 달러/원 환율 상승과 함께 자본유출 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는 상존하고 있다. 파월 의장이 12월 점도표의 상향 조정 가능성을 언급한 것도 금통위원들을 압박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국내 통화정책의 큰 흐름은 이미 바뀌고 있다는 게 시장참가자들의 진단이다.

지금은 한미 금리차가 중요한 시점이 아니라 기준금리가 추가로 한, 두번 인상됐을 때 국내경제가 버틸 수 있느냐로 초점이 바뀌었다고 많은 이들이 평가하고 있다.

지난달 말 크레딧 시장이 불과 한 주만에 붕괴 직전까지 치달았던 데다, 여전히 다수의 국내 금융기관이 심각한 유동성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인 만큼 금통위 매파의 선제적 금리인상 논리가 더이상 먹혀들기 어렵게 됐다는 것이다.

이달 금통위 회의를 기점으로 금융안정을 위한 유연한 통화정책 기조 전환 주장이 다수파로 올라서면서 국내 통화정책 기조에 큰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 시장참가자들 '금융리스크 관리' 한목소리

B외국계은행 트레이딩헤드는 "미국의 경우 모기지에 30년 고정금리 대출이 대부분이지만 영국이나 호주, 싱가폴, 한국 모두 변동금리 비중이 상당히 높다"며 "지금과 같은 금리인상 흐름을 미국 경제는 감당할지 몰라도 한국 등 변동금리 비중이 80%에 달하는 나라는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5개월간 기준금리가 250bp 올랐고 이제 우후죽순으로 사고가 터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환율 때문에 금리를 올린다고 하는데 지금 중국, 대만에서 자금이 빠져 국내 시장으로 유입되는 것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금리 올려서 환율을 잡을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앞의 A증권사 채권본부장은 "국내 통화당국이 올해 대부분 기간 동안 미국을 추종하지 않는다고 하다가 잭슨홀미팅 이후부턴 미국만 따라간다고 하다 보니 원화채 금리 변동성이 급격히 커졌다"며 "하지만 이젠 미국과 국내 시장의 차별성을 고민할 수밖에 없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신용 리스크가 워낙 ?옥?그야말로 아슬아슬한 느낌"이라며 "원화 조달뿐 아니라 외화 조달까지 막히는 분위기다 보니 여기서 무작정 미국만 보고 통화정책을 따라가면 정책실패가 확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C증권사 채권본부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최종 금리를 3.5%로 봐도 높아 보인다"며 "경기가 빠르게 식고 있는데 이태원 참사 때문에 소비까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경제의 체력에 이렇게 빠른 금리 상승이 가져올 파장을 미리 예상해야 했다"며 "주택담보대출 픽싱이 돌아올 때마다 금리인상 효과가 눈덩이처럼 파급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D외국계은행 트레이딩헤드는 "11월에 기준금리가 25bp 인상된다는 컨센서스가 형성되면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일시적으로라도 4% 밑으로 갈 수 있을 듯하다"며 "하지만 미국이 정책금리를 5%까지 인상할 경우 우리도 어쩔 수 없이 내년에 추가로 인상해야 해서 조삼모사(朝三暮四)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흥국생명의 후순위채 콜옵션 미행사는 원화 시장 전반을 크게 흔들 수 있는 이벤트일 수 있다"며 "원화, 외화 자금 조달이 모두 막히고 있어 크레딧 스프레드가 확대될 가능성이 커 보이고 국고채 등 안전자산으로의 쏠림이 나타날 수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