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美 구인건수 급증, 연준 속도 조절에 영향줄까 - Reuters News
(초점)-美 구인건수 급증, 연준 속도 조절에 영향줄까 - Reuters News
- 급격한 금리 인상이 아직 실물 경제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월간 구인건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1-2일(현지시간) 회의를 갖고 있는 연방준비제도는 고민할 거리가 하나 더 늘었다.
노동부의 1일 발표에 따르면 9월 말 구인건수는 1070만건으로, 수요가 둔화되면서 줄어들 것이라는 연준의 예상과 달리 50만건 가까이 급증했다.
지표 발표에 연준의 최종금리가 예상보다 높아지리라는 베팅이 늘어나면서 미국 국채 수익률은 반등했다.
연준이 2일 회의를 마치고 연방기금금리 목표치를 3.75-4.00%로 75bp 추가 인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트레이더들은 12월에도 같은 규모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확대 반영했다.
제프리스 이코노미스트 아네타 마코우스카와 토마스 사이먼스는 구인건수 지표로 많은 이들의 예상처럼 "연준이 정책을 전환하기가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면서 "인상 속도를 늦추기 위해 연준은 노동 수요 둔화가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 궁극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둔화시키리라는 설득력 있는 사례를 제시해야하는데, 오늘 지표로 그러기가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구인건수와 구직자 수가 균형을 이뤄가고 있다는 증거를 주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이번 발표에 따르면 9월 중 실업자 1인당 취업 가능 일자리 수는 1.85개로 전월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이전 실업률이 현재와 비슷한 3.5% 수준일 당시에는 약 1.2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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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은 40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물가 상승률을 잡기 위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해왔다. 그러나 연준이 선호하는 지표 기준으로 물가 상승률은 아직 2% 목표를 세 배 가량 웃돌고 있고 노동시장이 탄력을 보이면서, 필요하다면 노동시장에 큰 타격을 주지 않고도 금리 인상을 지속할 수 있다는 정책결정권자들의 믿음이 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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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의 월간 구인이직 고용보고서(JOLTS)에서 또 하나 관심을 끄는 것은 9월에 직장을 그만둔 사람이 400만명을 넘어 판데믹 이전 수준을 약 50만명 상회했다는 부분이다.
사직은 노동시장이 견실함을 신호하는 것으로, 더 좋은 일자리를 찾았거나 찾을 수 있다는 자신이 있다는 의미다.
9월 해고건수는 감소했다.
닉 벙커 인디드 하이어링 랩 경제리서치 헤드는 사직률 같은 척도가 사상 최고 수준에서 내려오는 등 연초부터 노동시장이 다소 둔화했지만, 연준이 "조바심을 낼 정도로" 빠르게 둔화하진 않았다고 지적했다.
구인건수는 이번 주 연준의 금리 75bp 인상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책결정권자들이 이 결정을 어떻게 구체화하고, 또 성명 발표 후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어떻게 묘사하느냐에는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한편 인플레이션 둔화가 진행중일 수 있다는 징조가 엿보인다. 일례로 한 민간 데이터는 임대료가 하락하기 시작했음을 시사했고, 제조업 서베이에서 10월 투입 물가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제품 가격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것임을 신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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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추세는 아직 헤드라인 인플레이션 수치에는 드러나지 않고 있으며, 높은 인플레이션과 노동시장 호조로 연준은 향후 회의에서 인상폭은 다소 줄이더라도 공격적인 자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등 일부 정책결정권자들은 기업들의 고용 계획 축소로 노동시장 긴장이 상당 부분 완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는데, 구인 일자리가 계속 늘어나면 이같은 전망은 설득력이 약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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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의 애널리스트들은 구인건수 급증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고자하는 연준에 경제지표가 '협조하지 않는' 또 하나의 예"라면서 "지표 호조는 만일 (긴축 속도가) 완화되더라도 금리 인상이 오래 지속돼 최종금리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매파적인 발언을 동반할 가능성을 높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