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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4 (채권/전망)-'그럼에도 끝은 다가오고 있다'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2. 10. 14.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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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전망)-'그럼에도 끝은 다가오고 있다' - Reuters News

채권시장은 또 한 번 예상을 상회한 미국 물가지표와 미국 국채금리 반등 여파로 약세 출발할 전망이다. 다만 미국 물가 서프라이즈를 이미 전날 선반영한 부분이 적지 않은 데다 영국 정부의 감세안 추가 철회 방안 논의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며 장중 대기매수도 강하게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노동부의 13일(현지시간) 발표에 따르면 9월 CPI는 전월비 0.4% 상승해 8월 상승률 0.1%와 로이터 전망치 0.2%를 모두 상회했다. 한편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이른바 근원 CPI는 전월비 0.6% 상승해 8월 상승률과 같았으나, 전년동월비 상승률이 8월 6.3%에서 9월 6.6%로 가속화되면서 1982년 8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시장의 염원과는 달리 미국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에서 내려올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또 한 번 통화정책 컨센서스는 수정되는 모습이다. 머니마켓은 이제 11월 75bp 금리인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고 100bp 금리인상 전망도 늘고 있다. 이제는 연준이 12월에도 75bp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가장 유력한 상황이다.

연준의 최종 정책금리 수준이 4.75%에서 5%로 상향 조정되면서 우리나라의 최종 금리수준도 3.5%에서 3.75%로 오른다는 기계적 계산식이 작동할 수 있는 순간이다.

하지만 전날 물가 지표를 확인하며 든 건 '이게 뭐라고'라는 생각이다.

25bp를 인상하고는 떨어졌나 확인해보고, 50bp를 인상하고는 또 떨어졌는지 확인해보고, 그래도 안 되니 75bp, 100bp를 꺼내드는 식이다. 중립금리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에서 긴축 수준의 통화정책이 이어질 경우 물가가 결국 내려올 것이라고 다들 예상하고 있는데 왜 굳이 한 두달 안에 승부를 보려 하는가? 기대 인플레이션 고착화를 막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최근 기대 인플레이션의 하향 추이를 감안하면 이렇게 서둘 일인가 싶기도 하다.

결국 다시 미국의 중간선거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데 조 바이든 행정부의 명운을 가를 이번 선거 전에 인플레이션 지표가 뚜렷하게 떨어지는 걸 보여주고 싶은 의지가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게 아닌가 싶다.

기준금리가 4.5%일 때와 4.75%일 때, 또 5%일 때 당장 물가에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느냐다. 기준금리가 1%일 때와 0.75%일 때, 0.5%일 때 경기에 영향을 차별화된 영향을 미치느냐의 문제와도 같다. 초저금리가 경기 자체보다는 과도한 차입심리를 유도해 금융불균형을 키웠던 것처럼 고금리 역시 어느 수준부터는 물가 안정 효과 이상의 비용을 물 가능성이 커진다.

지금 모두가 잊고 있는 건 이번 금리인상 사이클의 끝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물가가 잡혀서 끝이 나든 세계경제가 균열을 일으키며 끝이 나든 둘 중의 하나다.

한국은행 입장에선 11월에 25bp를 올리고 내년 초 마지막 인상 여부를 저울질하며 긴 사이클을 마무리하고 싶겠지만 사정상 11월에 50bp를 인상할 경우 내년부터는 뒷수습에 집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10월과 11월이 전통적으로 채권시장 상황이 나빴던 데다 연말 성과평가를 앞두고 모험을 걸 만한 하우스가 많지 않다는 점, 최근 크레딧시장 불안까지 감안하면 기대수익이 딱히 높아보이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는 경제주체들이 감당할 수 있는 긴축의 한계치를 시험하는 상황이며 미국의 물가가 아무리 높게 나와도 국내 통화당국이 추가로 올릴 수 있는 기준금리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국내 채권투자자 입장에선 오히려 영국발 뉴스 추이가 더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다. 미국이 11월에 75bp를 인상하고 12월에 50bp를 올리든, 아니면 두 달 모두 75bp를 인상하든 이미 수십년래 최고치 수준인 달러지수가 또 한 번 파열음을 내며 달리지만 않는다면 국내 통화당국이 모험을 걸지 않으리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크게 실망할 필요도 과도하게 낙관적일 필요도 없는 흐름이다. 국고채 중기물 중심으로 포지션을 구축하면서 환율과 외국인 매매 등에 집중해 치고 빠질 타이밍을 정해야 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