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13 (채권/전망)-한은 총재의 속내와 유동성 - Reuters News
(채권/전망)-한은 총재의 속내와 유동성 - Reuters News
- 채권시장은 미국 국채금리 하락과 전날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결과에 대한 추가 반영 심리 등에 힘입어 소폭 강세 출발할 전망이다. 국고채 3년물 기준 4.10% 밑에서 일단 저항이 커질 것으로 보이는 데다 미국의 물가지표 발표를 앞두고 경계감도 큰 상황이라 장 후반으로 갈수록 매도세가 우세할 것으로 보인다.
대내외 환경은 점점 더 불확실해져가는데 통화정책 시그널은 확실하게 주려니 계속 스텝이 꼬인다. 최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에 대한 시장의 평가다.
물가상승률 5%대에선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는 게 일단 뼈대라도 남은 포워드 가이던스다.
하지만 영국 길트사태 확산이나 크레디트스위스 외에 또 다른 은행에 문제가 생겼다는 뉴스로 외환시장이 흔들릴 경우 물가상승률이 4.9%로 나온다고 인상 기조 종료 판단이 가능할까? 물가상승률이 4.9%로 나오면 통화정책 인상 사이클이 끝난 걸로 판단할 수 있고 5%면 여전히 이어진다고 믿어야 하는 걸까?
11월에 빅 스텝을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와 사실은 다른 게 없다.
분명해진 경기 둔화 전망과 현재 가계부채 규모, 부동산 시장의 붕괴 가능성, 중립금리보다 높아진 기준금리 수준을 감안하면 물가상승률이 5.3%라도 당장 통화긴축 사이클을 멈출 수도 있을 것이다. 10월 물가상승률이 5.8%로 나와도 11월에 기준금리를 동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하지 못하는 건 미국 연방준비제도 때문이고 환율 때문이다. 한은 총재는 현재 통화정책에 미치는 환율의 영향을 '중요한 요인 중 하나' 정도로 평가절하하려 했지만 기자간담회의 내용은 결국 지금은 환율이 거의 전부라는 이야기나 매한가지였다.
결국은 연방준비제도의 정책전환(pivot)이 언제 이뤄지느냐로 수렴되는 부분이다.
그런 점에서 한 가지 주목할 부분은 이 총재의 연준 피봇 언급이다. 현 시점에서 연준이 조기에 정책전환을 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 많지 않음에도 이 총재가 연준 피봇 가능성을 언급한 부분에서 총재의 속내가 드러낸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많다.
다들 힘든 것 안다, 우리도 할 만큼 했지만 환율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연준만 멈추면 우리도 그만하고 싶다는 속내가 드러난 것이라는 해석이다.
어쨌든 2명의 소수의견과 3.5% 최종금리 언급이 전날 시장을 돌렸다. 하지만 한은 총재가 별 수 없는데 시장이라고 뾰족한 수를 내기는 어렵다. 당장은 채권시장이 랠리를 펼쳤어도 이번주 미국의 물가지표와 소매판매 지표가 잘 나오면 답이 없다.
현재 인상 사이클의 최종 금리 수준을 3.5%로 보면 분명 시장금리는 더 빠질 여지가 있다.
하지만 연말인데다 레고랜드 사태로 부각된 카운터파티 리스크로 크레딧 시장의 유동성 경색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변수다. 내년에 사정이 나아질 거라 믿는다 해도 당장 올해말 성과평가를 받아야 하는 기관들 입장에선 다들 위험관리가 우선일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이 채권시장안정펀드까지 꺼내들었는데 시장 심리와 실제 수급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현재 상황에선 국고채 중기물이 가장 무난한 선택으로 보이지만 3년물의 경우 한 걸음에 20bp 이상을 뺀 데다 미국 물가지표 발표까지 앞두고 있어 매수 강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