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11 (채권/전망)-공포의 외줄타기 - Reuters News
(채권/전망)-공포의 외줄타기 - Reuters News
- 채권시장은 한글날 연휴기간중 나온 견조한 미국 고용지표와 미국 국채금리, 달러/원 환율 등의 상승 여파로 약세 출발할 전망이다. 국고채 3년물 4.3% 위에선 레인지 상단 인식이 강한 데다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하루 앞두고 경계심도 큰 상황이라 장중 변동폭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다들 기대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했지만 속으로 몰래 기대하며 기다렸던 게 사실이다. 이번에도 견조하게 나와서 기대를 깨버린 미국 고용지표 이야기다.
미국의 9월 고용은 로이터통신 전망치(25만개)와 다수존스 전망치(27만5000개) 중간 정도인 26만3000개 증가해 큰 틀에선 예측 수준 안에 있었지만 실업률이 예상(3.7%)보다 낮은 3.5%로 나오며 시장을 압박했다.
노동공급이 여전히 빠듯하다고 발표되면서 연방준비제도의 11월 75bp 인상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여기저기서 금융시장 불안에 대한 경고음이 나오곤 있지만 이미 '일시적 인플레이션' 논란으로 신뢰에 금이 간 연준이 경제전망의 변화보다 선제적으로 정책을 선회하긴 사실상 어려운 상황인 게 사실이다.
금통위 역시 일단 이달 50bp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수밖에 없게 된 듯하다.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이 현재 정책당국의 공통된 인식을 보여준다 하겠다. 윤 대통령은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최근 영국 사례를 보면 위기 상황에서 정부의 안정적이고 일관성 있는 정책이, 그렇게 해서 대외신용도를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금통위가 시장 기대 수준보다 완화적인 통화정책 경로를 제시했을 때 환율로 수렴되는 시장의 응징 리스크를 현재 정책당국의 그 누구도 감당하기 어려울 듯하다. 이번 금통위 회의때 시장참가자들은 10월에 이어 11월에도 빅스텝이 이어질지 여부에 초점을 맞추면서 움직일 수밖에 없게 됐다.
중앙은행들이 신뢰의 함정에 빠져 있는 사이 세계경제는 침체의 소굴로 기어들어가고 있다. 다들 물가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이미 물가가 시장의 화두가 아니라는 건 모두가 알고 있다.
전세계 중앙은행 정책의 큰 방향을 바꿀 '리먼 모멘트'가 몇 주 안에 도래한다고 해도 전혀 놀랍지 않은 여건이기도 하다.
원화채 투자자들 입장에선 모든 게 솔직히 버겁다. 기준금리 대비 스프레드로 접근하기엔 너무 멀리 와 버렸다. 포워드 가이던스를 보고 통화당국의 행보를 예측해 포지션을 구축하는 것도 무의미해져버린 상황이다.
오늘 시세가 급변하는데 아무도 내가 왜 버는지, 왜 터지는지 알 수가 없는 흐름이다. 벌었다고 좋아할 일도 터졌다고 자책할 일도 없다. 그저 바람이 불고 있을 뿐이다.
요새 운용은 공포의 외줄타기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저 오늘 하루 순풍을 타고 순항하길 바랄 뿐이다. 언제 역풍을 맞고 침몰할지 모른다는 긴장감 속에 모든 걸 운에 맡길 수밖에 없게 됐다. 유동성은 계속 말라갈 수밖에 없다.
그나마 확신을 가지고 뭐라도 해볼 수 있는 게 간밤 시장상황이 반영되는 개장 직후와 장중 포지션을 접어야 하는 폐장 직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