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한-미 금리차와 자본유출 논리..버려야 할 것과 고민해야 할 것 - Reuters News
한-미 기준금리가 2년 반 만에 역전되며 그 파장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시장 참가자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한 가지가 있다.
한-미 금리차 확대를 기계적으로 자본 유출로 연결짓는 논리는 경제 펀더멘털과 시장 참가자들의 인식 변화를 반영하지 않은 '낡은 사고'라는 점이다.
단기 자본 유출입 변동성을 결정하는 데 있어 내외금리차보다 스왑 베이시스가 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당장 외국인 투자 자금의 급격한 유출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다만,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여부, 대내외 대형 신용 이벤트 발생 가능성, 금리 역전의 지속 기간에 따른 투자심리 변화와 그에 따른 자기실현적 위기의 발현 가능성에 대해선 충분히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단기 자본 유출 유인, 내외금리차보다 베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2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6월에 이어 또 한 번 75bp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2.25~2.50%로 올라 한국의 기준금리(2.25%)보다 0~25bp 높아졌다.
일부에선 한-미 기준금리 역전으로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가뜩이나 주식시장에서 대규모 자금 이탈이 지속되고 있는 시점에 채권시장에서도 외국인이 돈을 회수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하지만 원화 자산의 경우 더블A 국가신용등급에 풍부한 유동성을 제공하고 펀더멘털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내외금리차에 따른 기계적 자본 유출 전망의 맹점은 적지 않다.
외국인의 원화 채권 매수 수요를 결정하는 데 있어 내외금리차보다 재정거래 차익이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통화스왑(CRS) 금리에 이자율스왑(IRS) 금리를 차감해 결정하는 스왑 베이시스가 현재 크게 벌어져 있어 한-미 금리차 역전에 따른 수익 감소분 이상의 투자 유인을 주기 때문이다.
A 외국계 은행 트레이딩 헤드는 "올해 말 미국 기준금리를 3.5%, 한국 기준금리를 2.75%로 봤을 때 내년까지 한-미 금리 역전폭 평균을 100bp 정도로 예상한다"며 "단기 자본 유출은 절대금리보다 베이시스 레벨이 더 중요한 만큼 환 헤지를 통해 내외금리차 부분을 베이시스가 다 보정해 주고 달러 조달 비용보다 더 큰 수익까지 보장해 준다면 외국인이 자금을 뺄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B 외국계 은행 트레이딩 헤드는 "글로벌 크레딧 시장이 훨씬 크고 스프레드도 넓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장 25bp, 50bp 역전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내외 금리차가 자본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한국의 경우로 한정할 경우 상당히 낡은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2013년 이후로 한국의 금융 안전망이나 국가의 체력을 보여주는 각종 지표가 크게 개선됐고 해외 투자자들의 평가도 완전히 달라졌다"며 "지금 국내 투자자의 해외 투자 급증에 따른 수급 변화가 문제지 외국인 자본 유출을 걱정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신용리스크 대비·정책당국 경제 운용 신뢰 중요..방심은 금물
물론 글로벌 금융시장의 약한 고리가 끊어지면서 특정 국가 또는 금융기관의 신용 이벤트가 발생할 경우 원화 자산 시장이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지난 2020년 국내 증권사들이 파생상품 투자와 관련한 헤지 비용 증가로 외화난에 시달렸던 것처럼,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시점에 특정 부문의 자금 경색이 가시화될 경우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C 외국계 은행 트레이딩 헤드는 "당장 급격한 자본 유출과 관련해선 금리의 안정성이 더 중요할 듯하다"며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으면서 미국 국채금리가 4~5% 수준까지 오를 때 한-미 금리차가 100bp 간다면 문제일 수 있겠지만, 미국과 한국이 현재 인상 경로를 따라가는 과정에서 금리차가 75bp, 100bp 간다면 큰 문제는 없을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신용 이벤트는 내외 금리차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문제가 될 것"이라며 "동유럽 국가들의 저렴한 노동력을 쓰지 못해 인플레이션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국이나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남유럽, 이머징 국가와 중국 등 어떤 약한 고리가 문제가 될지는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본 운용에 있어 핵심은 결국 경기 펀더멘털의 안정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치솟는 물가를 안정시키면서 급격한 경기 침체를 막을 수 있는 정책 당국의 역량이 외국인 투자자들에겐 금리차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책 당국이 기준금리를 계속 올린다고 해도 인플레이션 억제, 안정적 경기 운용에 대한 신뢰를 주지 못할 경우 환율은 오히려 절하되며 외국인 자금 이탈이 더 가속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D 외국계 은행 트레이딩 헤드는 "지금 주식시장에서의 자금 이탈은 국내 경제의 모멘텀 부족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 때문으로 봐야 하지 않나 싶다"이라며 "앞으로도 내외 금리차 때문에 자동으로 자금이 유출될 것으로는 보지 않는데 중요한 건 정책 당국의 명확한 시그널과 의지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현시점에선 통화당국이 물가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주는 게 환율 안정에 유리해 보이고 환율이 안정화될 때 자본 유출에 대한 우려도 줄어들 것"이라며 "금리차가 너무 큰 폭으로 너무 오래 유지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할 듯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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